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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되는 지식

'은행 중의 은행' 중앙은행 역할과 기능,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는 이유

by 우블_ 2024. 7. 2.

중앙은행의 역할과 기능

중앙은행은 '은행 중의 은행'으로 불립니다. 중앙은행은 화폐를 발행하고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해 운영됩니다. 이러한 중앙은행이 하는 가장 중요한 기능은 통화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집행하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의 한국은행, 중국의 중국인민은행, 미국의 연방준비제도(Fed), 유럽의 유럽중앙은행(ECB) 등이 중앙은행으로 모두 같은 역할을 합니다.
 
 
중앙은행의 1. 화폐를 발행하고 2. 통화량을 조절하는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통화량을 조절하기 위하여 기준금리를 결정하고 지급준비율을 결정할 수 있는 독립적인 권한을 갖습니다. 중앙은행의 직무는 법으로 규정되어 있으며 법 조항에 따르면 중앙은행의 최우선 목표는 '물가 관리'라고 명시됩니다. 즉 한 나라의 경제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통화량을 조절하여 물가를 지키는 것이 주요 책무라는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조정하여 통화량 즉 유동성을 조절한다고 표현하지만 실제로 통화 정책은 전후관계가 다르게 이루어집니다. 즉 통화량을 조절하여 이자율을 변화시키는 방식으로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이러한 중앙은행의 가장 큰 특징은 일반인들을 상대로 직접 거래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국가를 대표하는 주요 은행이지만 중앙은행들은 은행만을 상대합니다. 
 

출처 : 픽사베이 Pixabay

독립성 도전받는 중앙은행

이러한 중앙은행들이 전 세계에 고물가 현상이 계속되고 주요 국가의 선거철이 다가오면서 대권 주자들의 압력을 받아 그 존재의 독립성에 도전을 받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중앙은행은 정부의 간섭 없이 기준 금리를 정할 수 있는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습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이 너무 '물가 안정에만 매달려' 기준 금리를 인하하지 않다 보니 정부가 중앙은행의 협업 없이 경기부양을 책임져야 하는 것이 부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언론을 통하여 중앙은행을 압박하며 그 존재의 독립성을 위협받고 있습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강조되는 이유는 물가 때문입니다. 경제학자 밀턴 프리드먼이 말한 대로 통화량과 물가는 밀접한 관계에 있습니다. 경제의 전반적인 지표들이 변동이 없는 상태에서 통화 공급만 들린다면 당연히 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을 때 정부의 입장에서는 금리를 낮춰 시중에 돈을 푸는 경기 부양책을 펼치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경기가 침체하고 있는데 물가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정부의 압박으로 인해  돈을 푼다면 어떻게 될까요? 일시적으로 경기가 좋아질 수는 있습니다. 통화량이 증가하면 금리가 감소하게 되면서 유동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물가가 폭등하고 소비가 위축되어 다시 경기가 침체되는 악순환이 계속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의 입장에서 기준금리 결정에 신중할 수밖에 없고 정부의 입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해 중앙은행을 압박하게 됩니다.
 

 

중앙은행 금리

 

 
중앙은행은 채권을 매입, 매각하거나 대출 금리를 조정하여 시중의 통화량을 조절합니다. 이자율은 시장에 자금이 얼마큼 풀려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됩니다. 즉,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다는 것은 통화 공급을 줄이겠다는 것이 되고 반대로 기준금리를 인하하겠다는 것은 통화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처럼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 결정이 온 나라의 경제에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가 됩니다. 따라서 중앙은행은 정기적으로 의회에 출석하여 현재의 경제 상황을 설명하고 정책 결정 내용에 대해 이해시키도록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 위협의 결과, 튀르키예

 
 
튀르키예는 국가의 수장인 대통령이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무시하고 통화정책에 관여하면서 큰 대가를 치루게 됩니다. 레제프 타이이프 대통령은 2019년 이미 인플레이션율이 10% ~ 20%를 오가던 상황에서도 중앙은행에 금리 인하를 단행하도록 압박하였습니다. 고금리는 만악의 근원이라고 주장하며 모든 책임을 고금리로 지적하며 금리 인하 실행을 압박한 것인데요, 자신의 주장을 반대해 온 중앙은행장까지 해임하면서 2019년 6월 기준 24%이던 기준 금리를 다음 해 5월 11개월에 걸쳐 8.25%까지 낮추도록 하였습니다. 
 
그 결과 튀르키예는 어떤 댓가를 치러야 했을까요? 튀르키예의 물가 상승률은 2022년 10월 85.5%까지 뛰게 되었습니다. 2024년 5월, 많은 국가들이 인플레이션에서 벗어나 금리 인하를 가시화하는 현재에도 튀르키예는 75.5%의 물가상승률을 기록하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물가 상승으로 인해 튀르키예의 화폐인 리라화의 가치가 추락하면서 튀르키예는 환율을 보전하기 위해 한 해 동안 250억 달러를 썼습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을 훼손한 대가로 온 국민의 경제적 불안정성에 놓였고 국가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고 있는 것입니다.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지름길 되지 않도록

중앙은행이 정부와 공조하여 경제를 이끌어 가는 것은 중요한 일입니다. 하지만 기준금리 인하를 강요하며 중앙은행을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분위기는 인플레이션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도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에 신중한 이유는 다 있기 마련입니다.